더 잘 사는 웰빙넷

k-생활사 62

삯바느질

전통사회에서 여성들이 갖추어야 할 4가지 덕, 즉 四德은 부덕(婦德), 부언(婦言), 부용(婦容), 부공(婦功)이었다. 부덕은 마음씨라 하겠고, 부언은 고운 말씨를, 부용은 곱고 단정한 용모를, 부용은 솜씨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그 부용에는 바로 음식만들기와 바느질하기가 포함되어, 안살림을 위한 일로 기본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관청의 여종이나 기생에게 바느질을 시키면 안된다. 부득이 남의 손을 빌려야 한다면 침비(針婢)를 부르거나 침가(針家)에 가져가서 삯을 주고 맡겨라. -정약용, [목민심서]- 정약용 선생의 언급은 관청 소속의 여인들에게 본연 임무가 아닌 사적인 일을 시키면 안된다는 것을 경계한것이다. 바느질감이 있거든 '침비'나 '침가'에 맡기도록 했다. 침선을 담당하는 이는 원래 왕실의 의복..

k-생활사 2024.02.19

할아버지 육아일기

세상이 변해도 할아버지의 손주사랑은 변함 없는 듯 하다. 요즈음 할아버지들이 쓰시는 육아일기, 에피소드 등은 노년의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보석같은 경험이다. 퇴직과 정년 후 손주돌봄에 올인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보통 50대후반에서 60대정도로 보인다. 인생의 경험과 연륜으로 모든 것을 수용하고 베품을 몸에 담은 분들은 이제 더 없는 사랑의 향연을 손주에 펼치신다. 젊은이들은 육아에 도움을 주시니 '감사'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손주육아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고 기쁘고, 더없이 사랑스런 자손을 보는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니 '감사'하다. 세대간에 이렇듯 감사와 존경의 순간을 만들어주는 손주들은 세상에 더 없는 복덩이 들이다. 그러나 결혼도 육아도 뒤로 밀거나, 아예 선택하지 않는 이들이..

k-생활사 2024.02.18

유미죽

싯다르타가 단식 고행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을 무렵, 아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던 그에게 한 여인이 다가온다. 그녀는 6년간 극도의 고행을 감내한 싯다르타에게 죽 한 그릇을 권한다. 그녀가 건넨 음식을 먹고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는 비로소 깨달음에 이르는 바른 길, '중도'를 알게 된다. 중도(中道) 물에다 곡물가루를 풀어 연근즙과 함께 우유를 넣어 만든 죽 석가모니를 큰 깨달음에 이르게 했던 유미죽이다. 먹을거리 그 자체가 깨달음의 과정이며 공덕을 위한 바른 수행이라 여기는 불가의 유미죽 이죽은 우리나라 사찰음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선식일여(禪食一如)의 정신 음식이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생명이라는 생각 그 생각은 음식을 적게 먹고 가려 먹는 수행으로 나타난다. 부처는 하루 1식이 좋고, ..

k-생활사 2024.02.17

밥 위에 떡 있다?

우리의 속담에는 '밥 위에 떡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떡이 우리 민족에게 별식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계절 24절기마다 빼놓지 않고 만들어 먹었던 세시음식이 떡이다. 떡은 이외에도 일생의례인 백일, 돌을 비롯하여 혼례, 상장례, 제례 때에도 만들었던 대표적인 음식이다. 그래서 떡은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만들어서 나누어 먹는 나눔과 배려, 정(情)을 상징하는 특별식이다. 조선시대 세시음식에 관한 고문헌을 보더라도 가장 많이 언급된 음식이 '떡'이다.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넣어서 찌거나 ,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방법을 이용하여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 진다. 떡만들기(Tteok Mandeulgi, Tteok making and shari..

k-생활사 2024.02.16

솟대

솟대란 무엇인가? 솟대란 나무나 돌을 이용하여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 신앙의 대상물을 의미한다. 직립한 장대에 새 모양의 조형물이 올려져 있는 것이 솟대의 외형상 특징이다. 이러한 솟대의 구조적 모습은 한국, 만주, 몽고, 시베리아, 일본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솟대의 개념 속에는 지하, 지상, 하늘 세계의 수직적인 우주 층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뜻을 지니고 있다. 솟대의 장대를 구성하는 나무는 지하의 땅속까지 뿌리를 뻗어 내리고 지상과 하늘로 솟아오르는 식물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나무와 결합 된 새 역시 하나의 신앙적 요소로 여겨져 왔다. 하늘의 새는 족장(族長), 샤먼(shaman), 천신(天神)의 사자 역할을 하며 천상과 지상의 사이에서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

k-생활사 2024.02.14

회자수, 사형집행자

큰 칼을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술한잔을 들이켜고 입으로 뿜어대며 칼날을 적신다. 섬뜩하다. 요즈음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종종 등장하는 '망나니'의 모습이다. 그러면 망나니는 다른 말로 어떻게 불려졌나?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우리나라 속어로 회자수를 망나니라고 하니 지극히 싫어하고 천시하는 말이다. -황현,[오하기문]- . 망나니로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람을 한자로 회자수(劊子手)라고 한다. 혹은 살수(殺手)라고도 한다. 포수(砲手), 궁수(弓手)라는 용어와 마찬가지로 회자수는 원래 회자라는 무기를 사용하는 군인을 말한다. 회자는 [삼국지연의]의 관우가 휘두르는 청룡언월도와 비슷하다. 협도(挾刀)라고도 한다. 망나니의 유래 망나니의 유래는 몇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도깨비를 의미하는 망량(魍魎)에..

k-생활사 2024.02.14

절기와 속담

한국에는 계절변화를 나타내는 24절기 특징에 맞춰서 민간인들 사이에서 구전된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계절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우리민족은 해학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통해서 숨은 뜻을 간접적으로 잘 나타낸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말이므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 속담에 담긴 숨은 뜻은 계절변화에 대비하고, 자연에 순응하려는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보여준다. 선조들의 삶과 지혜를 보여준다. 한여름 더위가 한창인 대서(大暑)에는 '염소 뿔도 녹는다'라고 하여, 그 더위가 얼마나 심한지를 표현하고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눅는다'라고 하여 대한(大寒)추위보다 소한(小寒)추위가 매섭다는 것을 해학적으로 나타내는 여유로움을 보인다. 청명이 되..

k-생활사 2024.02.13

잠녀

미역을 캐는 여자를 잠녀라고 하는데, 2월부터 5월 이전까지 바다에 들어가 미역을 채취한다.... 이들은 전복을 잡아 관가의 부역에 응하고 그 나머지를 팔아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마련했다. 그러므로 잠녀 생활은 고생스럽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구나 사치스러운 관리들이 욕심을 내어 교묘하게 갖은 명목을 만들어서 징수하니 1년 내내 조업을 해도 그 부역에 응하기가 어려웠다. -이건, [제주풍토기]- 고단한 바다의 노동자, 잠녀 제주도 문화의 중요한 키워드는 '해녀'다. 오늘날 산소공급 보조장치 없이 바닷속을 들어가 해조류와 패류를 채집하는 여성을 해녀(海女)라고 한다. 특히 2016년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직업을 넘어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해녀도 고령..

k-생활사 2024.02.13

기객이 뭔가요?

대국 세 판이 진행되면서 승패와 유불리를 분간하기 힘들었다. 그럴때면 구경꾼 모두 눈을 부릅뜨고 발을 구르며 그 형세를 돕고자 훈수를 두었다. 국수는 끝내 동요하지 않은 채 불리해도 막지 않고 유리해도 기뻐하지 않았다. 한결같이 법도에 따라 바둑을 두었다. -안중관, [회와집] 한중일 세나라는 바둑을 즐겼다. 조선은 중국이나 일본과 다르게 바둑돌을 미리 깔아 놓고 공방하는 순장바둑을 주로 두었다. 김창업은 [노가재연행록]에서 중국인과 바둑을 두었던 경험을 이렇게 술회했다. "우리식과 같지만 대국을 시작하며 배자(排子, 돌을 미리까는 것)를 하지 않는 점은 달랐다." 삼국시대부터 사랑받은 바둑은 조선후기에 이르면 온 가족이 즐기는 놀이로 자리매김되었다. [소현성록], [유씨삼대록], [조씨삼대록] [명행정..

k-생활사 2024.02.09

명의의 혼(魂)을 담은 밥상

의과를 보러가던 길에 역병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고, '우렁이'의 한의학적 효능까지 발견한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허준이다. 임진왜란 이후 계속된 흉년으로 식량이 부족하자 인조는 명나라에서 메밀을 가져와 산과 들에 심어 구황작물로 이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메밀을 먹은 뒤 몸의 부기를 호소하는 백성이 늘었다. 인조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를 수습할 방안을 찾고 있었다. 당시의 어의(御醫)였던 허준에게 백성의 고통을 덜 수 있는 묘책을 물었고, 허준은 다음과 같은 처방전을 내렸다. " 메밀에 달걀 노른자와 돼지고기를 곁들여 먹어야 부기가 빠질 것이다." 허준의 처방대로 백성들은 메밀에 달걀노른자 등을 함께 섞어 먹었고, 이는 오늘날 막국수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막국수는 별미로 정말 맛있지만, 당시 메..

k-생활사 202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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