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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죽

바짝이 2024. 2. 1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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싯다르타가 단식 고행을 시작한 지 6년이 지났을 무렵,

아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있던 그에게

한 여인이 다가온다. 

 

그녀는 6년간 극도의 고행을 감내한 

싯다르타에게 죽 한 그릇을 권한다.

그녀가 건넨 음식을 먹고

명상에 잠긴 싯다르타는

비로소 깨달음에 이르는 바른 길,

'중도'를 알게 된다. 

 


중도(中道)

 

물에다 곡물가루를 풀어 

연근즙과 함께

우유를 넣어 만든 죽

 

석가모니를 큰 깨달음에 이르게 했던 유미죽이다. 

 

먹을거리 그 자체가 깨달음의 과정이며 

공덕을 위한 바른 수행이라 여기는

불가의 유미죽

 

이죽은 우리나라 사찰음식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선식일여(禪食一如)의 정신

음식이 곧 자연이고, 자연이 곧 생명이라는 생각
그 생각은 음식을 적게 먹고 가려 먹는 수행으로 나타난다.

 

부처는 하루 1식이 좋고, 2식은 괜찮으나, 3식은 좋지 않다고 했다. 4식이면, 반드시 탈이 나고 5식은 도리어 허기가 지며 6식이면 매우 해롭다고 했다. 

 

불가의 음식은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니라 욕심을 버리는 것이며,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이다. 또 자신을 이기는 과정이다. 

 

 

최근에 비건이 많아지면서 우리의 사찰음식은 크게 주목받고 있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이라고 하니, 더욱 관심을 갖는다.

맛있는 음식을 너무 많이 먹고 있는 요즈음이다. 정약용 선생의 이야기 중에  '단지 입만 속이면 된다. 입에 들어간 후에 모두 더러운 것이 된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반성할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밥투정 반찬투정에, 맛이 이렇다 저렇다, 모양이 예쁘다 아니다, 먹음직하다 아니다... 음식을 놓고 이말 저말 이야기를 참 많이 했던 시간들이 부끄럽게 생각되니 말이다. 음식에 여러가지 조미료와 향신료로 미각을 자극하는 음식보다 자연의 맛으로 비비고 절이고 무치는 사찰음식은 자연을 새롭게 인식하는 현대인들에게 다가오는 보물과 같지 않은가 싶다. 

 

<참조> 사찰음식교육관 유미죽

 

유미죽은우유와 곡물을 배합한 죽이다. 녹두, 보리, 콩, 팥 등의 곡물가루를 끓이다가 연근즙과 우유를 넣고 쑨 죽이다.

참깨나 땅콩, 맵쌀을 섞기도 한다. 

유미죽 재료인 녹두는 해열, 해독 작용을 하는 곡물이다. 팥을 녹두와 배합하면 이뇨 작용이 강해진다.

보리는 [명의별곡]에서 '오곡의 으뜸'이라고 했듯이, 핏속의 독기를 풀어 피를 맑게 하며 기운을 돋우어 허한 것을 보충한다.

콩은 신장기능을 돕고 피의 흐름을 활발하게 한다.

팥은 열독을 내리고 나쁜 피를 흩어버린다.

[동의보람]에 유(乳)는 허하고 몸이 여윈 것을 보하고 번갈(가슴에 열이 나면서 입안이 마르고 갈증이 나는 병증)을 없애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심장과 폐의 기운을 기른다. 열기를 내린다고 하였다.

 

 

유미죽을 먹으면서 나를 자연을 생각하고, 숲길을 걷는 치유와 명상의 길을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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