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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

바짝이 2024. 2. 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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솟대란 무엇인가? 

솟대란 나무나 돌을 이용하여 만든 새를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 신앙의 대상물을 의미한다. 직립한 장대에 새 모양의 조형물이 올려져 있는 것이 솟대의 외형상 특징이다. 

 

이러한 솟대의 구조적 모습은 한국, 만주, 몽고, 시베리아, 일본 등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솟대의 개념 속에는 지하, 지상, 하늘 세계의 수직적인 우주 층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뜻을 지니고 있다. 솟대의 장대를 구성하는 나무는 지하의 땅속까지 뿌리를 뻗어 내리고 지상과 하늘로 솟아오르는 식물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나무와 결합 된 새 역시 하나의 신앙적 요소로 여겨져 왔다. 

 

하늘의 새는 족장(族長), 샤먼(shaman), 천신(天神)의 사자 역할을 하며 천상과 지상의 사이에서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이렇듯 새와 나무 장대의 구조는 하늘에 인간의 소망을 전달하는 기능으로 상징화 되었다.

 

솟대는 청동기시대 농경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게 된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에도 솟대는 농경문화와 더불어 지속적으로 존재해 왔다. 솟대는 대체로 마을 입구에 단독으로 세워지게 되지만 장승, 선돌, 탑(돌무더기), 신목 등과 함께 세워지기도 한다.

 

솟대와 유사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는 장대를 세우는 짐대의 입간(立竿) 민속이 있다. 즉 서낭대, 볏가리대, 영동대 등 높은 장대를 세우는 풍습이 존재해 왔으나 솟대와는 그 역할이 다르게 표현되어왔다. 이는 대표적으로 보리, 콩 등의 곡물을헝겊에 싸서 장대 위에 매달아 농경의 풍요를 기원해 온 것이다. 전국적으로 마을 전체의 안녕을 기원하는 솟대에 비해 짐대는 농사를 위주로 하는 일부 지역에 한정되어 풍년을 소원하는 의미가 강하게 나타난다.

 

시간이 흐르면서 솟대의 의미가 점차 다양해지면서 풍수지리사상인 행주형(行舟形)의 지세 그리고 입신양명(立身揚名)을 뜻하는 과거 급제의 기념을 위한 화주대(華柱臺)로도 발전이 되었다. 이는 솟대가 하늘과의 소통을 잇는 마을의 신앙으로부터 개인적 의미의 경축으로까지 공동체와 그 구성원들에게 정신적 표현물이 되어왔음을 말해준다.

 

 

청동기시대 농경문화에 있어 언제부터 솟대가 신앙적 의미로 체계화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우리 민족의 고유문화로 민중적, 신앙적 기원의 대상이 되어왔다. 또한 솟대는 마을신앙의 일환으로 우주관을 비롯해 새 신앙 그리고 입간 민속과도 연결성을 지니며 계승되어왔다. 나아가 공동체 중심에서 개인 중심으로 의미가 변화, 발전되어온 조형물이다.

 

솟대의 요소는 기본적으로 돌이나 나무로 조각한 새와 장대로 구성됨

한국의 고대 신화와 제사의례 속에서 새는 태양의 상징으로, 

하늘과 땅을 매개하는 존재로, 

농신(農神)과 연관된 농경의례의 신물로, 

그리고 조상신이 있는 저승과 이승을 연결하는 장송의례(葬送儀禮)의 사자로 

신성시되어왔다.

 

한국문화 속에 새 숭배 사상은 다양한 문양과 조각으로 표현되고 전승되어왔다. 따라서 고고학, 인류학, 국사학, 민속학, 복식학 등의 여러 학문 분야에서 새는 다양한 상징적 의미로 해석되었다. 솟대에 올려져 있는 새의 종류는 특별한 규제는 보이지 않으나 농경사회에서의 대표적인 형상으로는 오리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으며 그 밖에 까마귀도 경남과 제주 지역의 일부에서 나타난다.

 

 

<오리>

오리는 하늘, 땅, 물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일반 들새나 산 새에 비해 신앙적 상징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한국문화 원류의 문화적 기호로 새의 상징성 연구에서는 오리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를 밝혔다.

 

첫째, 오리는 계절이 바뀌면 다시 날아온다는 이유로 산 자와 죽은 자의 세계를 넘나드는 영혼의 존재로 이승과 저승을 통교(通交)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겨졌고, 이를 통해 조상이 온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리의 순환적 이동은 초자연적 존재로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보면 오리는 인간의 세계와 신의 세계를 넘나들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 상징화되
었다.

 

둘째, 오리는 천둥새(Thunder Bird)로도 불리며 천둥, 번개, 바람, 비를 다스리는 존재로 간주 되어왔다. 오리가 소리를 내며 울고 날갯짓을 하면 그 소리가 지상까지 올라가 들린다고 하여 천둥새로 불렸다. 특히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사회에서 오리는 비를 가져다주는 존재로 인식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로 벼농사가 이루어지는 남부 지역에서는 오리를 솟대 위에 많이 얹었는데 이 배경도 바로 천둥새의 개념이 적용된 것으로 사료 된다. 이로 보면 오리는 계절이 바뀌는 변화를 알려주고 농경에 필요한 비를 때에 맞추어 내리고 바람도 고르게 불어주는 존재가 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셋째, 오리는 잠수의 능력을 가진 물새로 홍수나 재해로부터 마을을 구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다. 이규보의『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동명왕편>을 보면 주몽에 대항하는 비류국(沸流國)의 송양(松讓) 왕이 장맛비가 내릴 때 갈대 밧줄로 흐르는 물을 횡단하며 오리 말[압마(鴨馬)]을 탔는데 백성들이 그 밧줄을 잡아 당겼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오리 말은 홍수 속에서 살아남게 할 수 있는 존재였던 것이다.


넷째, 오리는 다산과 풍요의 상징적 의미도 갖고 있었다. 오리는 닭보다 크고 무거운 알을 많이 낳는다. 이에 생명의 신비나 생식의 근원을 상징해 파종 때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 알을 넣고 있거나 밭에 알을 묻는 관습도 있었다. 이러한 상징성은 농경사회의 솟대에 오리가 가장 많이 놓인 이유가 되었다. 

 

 

<까마귀>

고대에 까마귀도 신조(神鳥)로 여겨졌다. 신화에 등장하는 까마귀는 천신이며, 때로는 천상과 지상 간의 신조(messenger)의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태양신의 성격을 지닌 북부여 시조 해모수(解慕漱)가 머리에 쓴 관은 오우관(烏羽冠)이었다. 또한 신라 연오랑(延烏郞)과 세오녀(細烏女)가 신라를 떠난 후 해와 달의 빛이 사라졌다는 이야기 가운데 이들 이름에 들어있는 ‘오(烏)’라는 글자에서 까마귀가 태양신으로 여겨졌음을 말해준다. 까마귀는 신화뿐 아니라 고구려의 고분의 벽화에도 삼족오(三足烏)로 등장한다. 즉 둥근 원 안에 그려진 삼족오는 태양신의 모습으로 전해진다. 일중삼족오(日中三足烏)라고 하는 둥근 원 안의 삼족오는 태양의 상징인 것이다. 이러한 까마귀 표징은 상감청자, 청동제 유물 등에서도 표현되어 있다.

 

또한 신화와 신앙 체계 내에서 까마귀는 하늘, 태양, 바다, 바람을 지배하고, 인간의 삶에 필요한 것을 가져오는 새로 여겨졌다. 그러나 까마귀는 신성한 존재로만 머물지는 않았다. 인간과 함께 살아가면서 부정적 측면의 외모와 듣기에 좋지 않은 울음소리 그리고 썩은 고기나 죽은 자에게 몰려드는 습성으로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제주와 경남 해안 지역에서는 솟대 제작 시 까마귀를 여러 가지 측면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첫째, 솟대 위에 얹히는 데 있어 흉조인 까마귀를 장대로 뚫어서 놓는 것은 화살로 꿰뚫어 잡아 재액을 하려는 방책이었다. 둘째, 솟대 위의 까마귀를 아이들이 돌을 던져 넘어뜨리는 것은 액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것과 같은 의미로 해석되었다. 이렇듯 제주와 경남해안 지역에 세워진 솟대에 얹힌 까마귀 모습은 신성한 존재로서의 위상과 재액을 예방하여 불길한 기운을 잡는 존재로서의 이중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대> 

장대는 초자연적 존재와의 연결 통로로 해석이 된다. 나무의 뿌리는 땅의 생명력을 움트게 하고, 하늘을 향하는 가지는 우주의 세계로 이어지는 역할을 한다. 이는 천상의 세계(상계)와 지하세계(하계)를 연결하는 우주의 기둥인 것이다. 즉 장대는 신과 인간의 초자연적 정신적 매개체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우주관의 의식으로 종교의례 내에서 장대가 가진 역할을 잘 나타내는 것으로 삼한 시대의 소도에서 행해진 입대목현령고(立大木縣鈴鼓)를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삼국지』 위지동이전 기록에 기록으로 등장한다. 즉 입대목현령고는 한, 마한 등에 존재했으며 3세기 전까지 중간 규모 이상의 마을이나 유적에서 행해졌다. 장대를 세우는 민속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온 것이 곧 솟대인 셈이다. 예를 들어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신단수(神壇樹)는 박달나무를 이용해 단(檀)을 만들어 신이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하는 나무를 뜻한다. 이는 신격화된 장소에서 나무가 신과 인간 세상의 통로의 역할을 한 것이다. 

 

이상은 솟대관련 연구논문(김숙경,2021)에서 발췌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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