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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위에 떡 있다?

바짝이 2024. 2. 1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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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속담에는 '밥 위에 떡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떡이 우리 민족에게 별식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계절 24절기마다 빼놓지 않고 만들어 먹었던 세시음식이 떡이다. 

 

떡은 이외에도 일생의례인 백일, 돌을 비롯하여 혼례, 상장례, 제례 때에도 만들었던 대표적인 음식이다. 그래서 떡은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 만들어서 나누어 먹는 나눔과 배려, 정(情)을 상징하는 특별식이다. 조선시대 세시음식에 관한 고문헌을 보더라도 가장 많이 언급된 음식이 '떡'이다.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넣어서 찌거나 ,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방법을 이용하여 매우 다양하게 만들어 진다. 

 

떡만들기(Tteok Mandeulgi, Tteok making and sharing)는 2021년 11월 1일 국가무형문화재로 등록 되었다.

 

 

떡의 어원

 

떡의 어원은 중국 한자에서 찾을 수 있는데, 한대(漢代) 이전에는 이(餌)라고 표기했다. 밀가루가 보급되기 전의 떡 재료는 쌀이나 기장, 조, 콩이었는대, 밀가루가 보급된 이후에는 떡의 표기가 병(餠)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재료 구분 없이 떡이라 부르고 한자로는 병(餠)이라고 한다.  떡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 권 48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아마도 떡방아 소리를 냈다는 기록으로 보아 떡을 찐 곡물을 쳐서 만든 떡이나 인절미, 절편 등이 아니었을까 한다.

 

백결선생은 신라 지비대왕(458-479) 사람으로 경주에 살았는데, 세모가 되었을 때 이웃집에서 떡방아를 찧었으므로...

출처 : 삼국사기 권48 

 

 

백결선생은 가난해서 설에도 떡을 찌지 못해 아내를 위로하느라 떡방아 소리와 비슷한 곡으로 거문고를 연주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가야국기]에는 해마다 지내는 제사음식에 떡이 들어 있다고 되어 있고, [삼국유사]에는 화랑 '죽지랑'이 친구를 만나러 가면서 술과 떡을 들고 갔다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근거는 떡의 쓰임새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세시명절의 필수 음식, 떡

 

조선시대에는 떡이 혼례, 제례 등 각종 의례와 연회에 필수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고급화되었다. 떡을 만들 때 곡물을 배합하고 과일과 채소, 버섯, 한약재, 해조류 등을 주재료로 이용했으며, 소와 곡물, 꿀, 계피, 설탕, 참깨, 팥, 밤, 대추 등을 사용했다. 쑥이나 오미자, 수리취, 치자, 쑥 등 천연색소가 이용되면서 떡은 매우 다양해졌다.

 

떡 중에 두텁떡은 고급화되어 오늘까지 전승되고 있는데, 이 떡은 찹쌀가루를 쪄서 유자청 등의 소를 박고 볶은 팥가루 고물을 얹어 찐 것이다. 

 

절편은 쑥이나 수리취 등을 첨가하고 떡살로 무늬를 박아 모양과 색을 아름답게 만들었는데, 그 안에 소를 넣고 반달 모양으로 만든 개피떡이 유명하다. 개피떡이라는 말은 조선시대 허군이 지은 [도문대작]과 작가는 미상이나 1800년대 말에 지어진 [시의전서]에 제사음식으로도 소개되어 있다. 요즈음 개피떡을 많이 즐기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바람떡이라 불린다. 생활환경의 변화에 따라 집에서 만들어 먹었던 떡은 떡집이나 떡방앗간 등에서 구매할 수 있게 되었으며, 빵이 보급되면서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랑받았던 우리 떡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오늘날 한식이 관심을 받으면서 떡은 한식과 함께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의례나 각종행사에 고급 다과나 디저트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19세기말 풍속 화가인 김준근의 작품인 <떡매질>을 보면, 떡판에 찰밥을 놓고 두명의 장정이 양쪽에 떡매를 들어 떡을 치는 모습이 보인다. 옆에는 아낙이 앉아 치댄 떡을 뒤집는다. 옆에는 그릇에 물을 담아 떡을 만지는 손에 물을 묻혀 떡이 손에 붙지 않도록 하고 있다. 떡 종류 중 '치는 떡' 만드는 모습이 현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50여년 전 1972년에 정부에서 쌀 사용을 통제했으므로 추석에도 햅쌀로 빚은 송편을 볼 수 없었다(동아일보, 1972.9.21). 이후 송편을 집에서 만들지 않고 사다 먹는 사람들이 늘며, 도시에서는 '이웃과 송편을 나눠먹는다'는 풍속은 사라져갔다. 

 

<떡매질>, 김준근, 19세기 말, 수묵, 18.8 &times; 16.6cm, 오스트리아 비엔나민족학박물관

 

 

떡이 새롭게 발전되길 기대한다. 많은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창의적인 감각과 많은 정보를 활용하여 새로운 떡문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는 물론 세계인들의 입맛도 겨냥한 K-food의 대표 주자로 한과와 더불어 확산될 것이라 믿는다. 오랜 우리의 역사와 생활사가 빛을 발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선조들의 삶에 고개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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