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려풍속도병] 이 그림은 단원 김홍도가 1795년 51세 때 충청도 연풍(현재 충북 괴산군 연풍면 일대) 현감을 지내면서 그린 8푝의 그림이다. 행려풍속도는 선비가 세속을 유람하면서 마주치는 각종 장면을 소재로 구성한 그림을 말한다. 이 그림에서 주목되는 부분 중 아래의 그림으로 클로즈업해 보면, 길가의 노파(즉 노방노파)이다. 싸리나무로 엮은 돗자리를 깔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할매는 왼손에 사기그릇을 감싸고 오른쪽에는 국자를 들었다. 국자는 술독에 들어가 있다. 오랜 객지 생활에 몸은 비록 지쳤지만 마음만은 여전히 메울 구석이 많은 과객은 술과 함께 길가에서 탐할 기세였는지 이미 노파의 치마에 바짝 붙어 앉아 있다. 그러나 노파는 술이나 듬뿍 팔아 살림에 보태야 할 처지 처럼 보이고, 과객의 기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