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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생활사

오늘은 책 씻는 날

바짝이 2024. 2. 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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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물로 씻는 것이 아닌

노력으로 씻는 것


책씻는 날, 

지금까지 노력해 온 것을 스승 앞에 펼쳐 보인다. 

 

그러나 

소년 득신은 

스승 앞에서 기억이 나지 않아 더듬더듬

 

스승은 탐탁지 않은표정으로 책을 덮으며 말한다.

 

"오늘도 득신이는 책거리를 못하겠군"

 

배움이 늦었떤 득신은

책을 읽어도 읽어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배운 것을 기억조차 못하는 득신이었지만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득신.

 

책거리 성적표로 '없을 무'를 주려던 스승은 

'없을 무' 대신

'부지런할 근(勤)' 이라는 성적표를 내민다. 

 

 

세책례(洗冊禮), 또는 책거리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떼었을 때
국수와 송편, 경단 등을 상에 내어
스승과 동학을 축하해주었던 의례

배움의 영민함 보다는 
성실함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례

그 성실함을 응원하고 축하하는 의미에서 
함께 나누었던 책거리상

송편에 들어가는 콩은 피의 흐름을 원활히 하고, 이뇨작용을 하며 해독작용이 있다.[향약대사전]

 

깨는 골수를 보하고 정(精)을 보충해준다.[동의보감] 

 

송편은 깨나 콩으로 만든
소를 가득 채워서

학문도 그렇게 꽉 채우라는
바람을 담는다.

 

 

 

백곡(栢谷) 김득신(金得臣)은 1604년(선조 37년)에 태어나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지각이 발달하지 못해 노둔한 편이었다. 김득신의 아버지 김치는 이러한 아들을 질책하기보다 격려했다. 김치가 김득신에게 당부했다

 

"학문의 성취가 늦는다고 성공하지 말란 법이 없다. 그저 읽고 또 읽으면 반드시 대문장가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마라."

"그래, 열심히 읽다 보면 반드시 외울 수 있을 것이다."

 

김득신은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그때부터 책을 잡으면 수없이 반복하여 읽었다. 『사기열전』 중 「백이전」을 11만 3천 번을 읽었고, 다른 책들도 1만 번 이상 읽었다.자 시인으로 이름을 남긴 이다.

 

한유 문장 사마천 『사기』를 천 번 읽고서야 韓文馬史千番讀
금년에 겨우 진사과에 합격했네 菫捷今年進士科

 

김득신은 스스로 시에서 『사기』를 천 번 읽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김득신은 환갑을 앞둔 59세에 문과에 급제해 조선시대 최고의 문인이자, 시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조선시대에 다독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로 다산 정약용선생이 있다. 김득신의 독수(讀數)를 처음에 믿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득신이 읽었다는 책을 그 횟수만큼 따라 읽어보며,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실험을 해 봤다고 한다. 그렇게 몇번에 걸쳐 김득신의 독수를 따라 해 본 후, 정약용은 김득신이 끝없는 노력과 반복 학습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김득신의 인간승리가 아닐 수 없다. 

 

요즈음에도 만학도로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많다. 89,90에도 새로운 배움의 길을 찾는 분들을 보면, 현대의 김득신의 열정을 담고 있다고 하겠다. 

 

책거리상을 주어 학업을 독려했던 선인들의 지혜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좋은 가르침의 길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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