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 한국 여성의 삶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지금 여성의 지위와 역할, 삶에 대한 문제에 앞서 살펴보아야 하는 것으로, 그 한계와 문제를 인식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하다. 한국에서 1920년대부터 거론되기 시작한 여성해방론은 여성이 경제적으로 평등하고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자각을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식민지 현실에서 여성의 경제적 평등과 독립은 더욱 요원한 것처럼 보였다. 식민지하에서 근대로의 진입과 봉건적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여성들에게 그 정체성을 독립적으로 꽃피우기보다는 정치세력과의 연대 속에서 이를 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제공했다. 광복이후 미군의 점령은 여성들이 향후 국가 건설과정에 한몫함으로써 공적 영역에서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신장하는 데 주력할 수 있다는 전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