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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가 뭐래?

바짝이 2024. 2. 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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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는 무엇일까? 

 

세상은 변화하고, 내것보다는 남의 것, 우리나라 풍속보다는 해외 풍속에 더 관심이 많아, 그것을 경험하지 않으면 뒤쳐지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22년 10월 29일 할로인데 때의 비극을 잊지 못한다. 언제부터 우리가 그날을 그렇게 지켜왔던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그날의 축제를 해마다 진행했었다. 우리 풍속보다 더 먼저 해외의 풍속을 익히는 셈이었다. 물론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타국문화도 이해한다는 측면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그것이 순수하게만 이어지겠는가? 여러가지 복잡한 환경과 얽혀지면서, 마케팅의 요소로 활용되기도 하고, 사람들을 몰리게 하는 이벤트로 너나할 것 없이 함께 해야한다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안타까운 일이며, 그러한 일들이 이제는 더이상 발생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그러한 일의 발생 책임도 명백히 다루어야 한다.

 

유두를 말하려다, 할로인축제로 이야기가 길어졌다. 외국사람들은 오히려 한국의 풍속에 더 관심을 갖고 있으니, 한국인으로서는 그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태국의 송크란축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지만, 유두를 모르는 사람은 의외로 많다.

 

유두는 우리의 세시풍속으로 음력 6월 보름에 해당하는 가장 더운 시기다. 즉 양력으로 7월부터 8월 사이에 해당된다. 유두절(流頭節)은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東流水頭沐浴)에서 유래한 말이다.

경상도 일부지역에서는 물맞이 라고도 부른다
신라때 형성된 물맞이 풍속이 한자로 기록되는 과정에서 유두로 형성되었다고 본다.


이때는 음식을 장만해서 시내나 산속의 폭포를 찾아 머리를 감으며 더위를 식히는 풍속을 가졌다. 물가에서 여럿이 액막이로 술을 마시는 모임을 즐겼다. 떡을 만들고 국수를 말아서 새로 나온 과일과 함께 조상께 처음 제를 올렸는데, 이를 '유듀천신'이라고 했다. 

 

김매순의 [열양세시기]에는 고구려 신라 때 우리나라의 남녀들은 술과 음식을 갖추어 동으로 흐르는 물가에 가서 목욕도 하고 잔치도 하여 즐기면서 상서롭지 못한 것들을 없애버린다는 풍속을 지켜왔음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명절 중에 유두만이 고유의 풍속이라고 할 정도로 고유의 문화를 담고 있다. 

 

 

유두는 사라진 걸까? 

 

단절된 유두절의 복원 가능성을 물축제로 발전시키려는 연구(정연수,2018)가 진행되었다. 오랫동안 물 관련 축제를 해마다 꾸준하게 진행하는 전통성이 있는 태백시에서의 제안이었다. 태백시는 해바다 여름이면 한강발원제, 낙동강 발원제, 워터페스티벌 등의 축제를 개최했고, 2016년부터는 이를 통합하여 '한강 낙동강 발원지축제'로 규모를 키웠다. 지역사회에서 유듀절 풍속을 재현하고 정흥하는 일의 의의가 크다. 

 

유두절이 과거의 형태로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한 '여름휴가'의 형태가 되었다. 

 

경기도 '수원문화재단'의 수원전통문화관에서는 '유두절'을 주제로 <세시풍속-북새통 '유두절>행사를 진행했다. 물놀이를 즐기면서 그 해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던 명절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이다. 탁족놀이, 물지게, 맷돌체험, 시원한 물총싸움, 수단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일상에서 지켜지는 세시문화의 멋과 여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신윤복의 풍속도를 보면, 더위를 피해 물가에서 즐기며 피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오풍정>은 그네 뛰는 여인, 시냇가에서 몸을 씻는 장면을 묘사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한 방법을 잘 표현했는데, 이즈음 계절적으로 단오와 유두로 이어지는 더위가 한참인 때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신윤복 단오풍정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직장과 기업, 자영업자들은 공식적인 여름휴가의 시간을 갖는 때다. 이때를 전후해서 누구나 더울 날씨를 피해 어디론가 여행을 다녀와야 하는 상황으로 인식한다. 여름휴가로 피서지를 찾는 행위나 시원한 곳으로 가서 캠핑을 즐기는 행위 등은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기 위한 인간의 행위로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단지, 그 형식이나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며, 이를 명명하는 명칭이 달라진 것 뿐이다. 마치 이동수단이 소 혹은 말에서부터 시작하여, 자동차, 비행기, 헬리콥터 등 다양해진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유두일'이 아니라 한때는 '바캉스'로 블리기도 했다. 지금은 여름휴가 등의 표현이 일반적이고 친숙하게 사용된다. 한편, 여름휴가는 시원한 곳으로 찾아간다는 본연의 의미에 추가하여, Summer Festival 이나 해외여행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는 도심 속에서 즐기는 물축제가 성행하고 있다. 

 

휴가로 떠나는 여행은 생활만족과 행복함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험으로, 노동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과 의욕을 높여주는 활동(표현우, 2019)이다. 여름휴가와 해외여행은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른 한여름 세시를 즐기는 형태가 되었다. 

 

 

 

2023년 태백시 '선선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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