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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전풍속(産前風俗)이었던 기자(祈子)신앙은 뭘까요?

바짝이 2024. 5. 2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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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신앙은 자식을 낳기 위하여 벌이는 여러 형태의 신앙을 말합니다. 특히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이 무병장수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기를 기원하는 신앙을 말합니다. 아들이 대를 계승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통사회 여성들 중 자녀를 낳지 못한 여성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기자(祈子)를 하였습니다.  기자의 형태는 지역이나 집안에 따라 다양했는데, 자식얻기를 기원하는 주체자의 행위에 따라서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합니다. 

 

첫째, 초월적인 존재나 영험이 있다고 믿는 자연물에 치성을 드리는 유형입니다. 

삼신, 용신, 칠성, 부처와 같은 신적존재와 암석, 당나무 등 자연물이 대상입니다. 치성을 드릴때는 목욕재계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한다음에 부정한 것을 피합니다. 촛불을 켜 놓고 정성을 기울인 제수나 정화수를 떠 놓고 빈손으로 하지요. 불공이나 굿을 하기도 합니다. 3일 7일 21일 100일간 비는데, 남이 모르게 빌어야 효험이 있다고 해서 밤이나 새벽에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삼신바위

 

 

둘째는 특정한 약물이나 음식을 취하는 행위입니다. 남성을 상징하는 생식기나 물건 또는 주로 아들과 관련된 열매 음식 등을 먹음으로써 주력을 옮겨 받을 수 있다고 믿었지요. 예를 들면 아들 낳은 집의 금줄에 달린 고추를 훔쳐다 달여 먹거나 동쪽으로 뻗은 뽕나무 가지의 오디를 먹거나, 누런 수탉의 고환을 생으로 입에 넣고 꿀꺽 삼키거나 황소의 고환을 삶아서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었던 겁니다. 이는 유감주술로 수탉이나 황소의 남성성이 곧바로 아들로 연결된다는 사고에서 나온 풍습입니다. 석불(미륵, 망부석)의 코를 갈아 마시기도 했는데, 이 가루는 비고산이라는 이름으로 밀매되어기도 했습니다. 비고산은 남자들에게 강신제 구실을 하고 여성에게는 보음의 효과가 크다고 여겼습니다. 이 돌가루를 마시는 풍속은 전형적인 유감주술로서 석물의 코를 남성기의 상징으로 여긴 데에서 왔습니다. 전국의 석불이나 마애불상의 콧날이 온전한 것이 별로 없는 것은 이러한 기자신앙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석가운데 남성과 관계가 깊은 글자를 파서 먹으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고 하여, 자, 남, 무, 인, 예, 지, 용, 검, 필 등의 글자가 마모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중도일보/ 수탉의 위엄

 

 

셋째는 특정한 물건을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은밀한 장소에 숨겨두는 것입니다. 특정한 물건은 대게 남성을 상징하는 것들인데, 부적을 소지하거나 배게 속에 넣어 두는 경우입니다. 또는 친정어머니가 해준 장도를 지니거나, 아들을 만히 낳은 집의 식칼을 훔쳐다가 작은 도끼를 만들어 여자의 배게 밑에 놓거나 속옷에 차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칼이나 도끼는 남성이 사용하는 연장이며 남성을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세종실록] 붙임녀가 도끼 부적을 지니면 사기를 쫗아내 임신할 수 있다고 하여 신하들에게 하사한 기록이 보이는데, 도끼 부적을 쓴 이유는 도끼의 남성 상징성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저를 훔쳐가기도 하는데, 이것도 수저가 남성의 상징으로 쓰인 예입니다. 이밖에 다산한 여인의 속옷이나 월경대를 얻어다가 뭄에 두르고 다니거나, 작두의 고르재가나 호랑이 발톱, 수탉의 생식기를 지니고 다닙니다. 

 

 

넷째는 남녀 성기 모양의 바위나 돌 또는 나무에 잉태와 출산의 모의 행위를 재현합니다. 흔히 좇바위, 자지바위, 아들바위 등으로 부리는 남근석이나 공알바위 보지바위, 붙임바위로 불리는 여근석이나 여근 형국엣 행하여지는 암석 숭배 신앙이 전국적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암석은 생명력, 견고성, 불변성, 생산력, 창조력, 신성성, 장수, 남성 등의 상징성을 지닙니다. 묘소의 각종 석물, 경계석, 공물로 던져진 돌, 탑, 석불, 비, 기자임 도 모두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남근석

 

특히 기자암은 기자 신앙에서 제일 중시됩니다. 

기자암은 생김새가 성기모양을 한 것이나 성교 형상을 한것, 말 모양이나 거북모양을 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유사한 것과 접촉을 통하여 똑같은 결과를 초래하려는 적극적인 표현의 유감주술 행위에 속합니다. 전북 순창군 발덕면 산동리의 남근석은 자식이 없는 여자가 한밤중에 찾아와 이 남근석을 껴안으면 틀림없이 아들을 낳는 신통력이 있다고 하여 남몰래 찾는 여자가 많았다고 합니다. 강원 고성 해금강 만물상 끝에 있는 기자암은 바위와 바위가 겹쳐서 마치 여음(女陰)의 형국을 이루었습니다. 그 오목한 곳에 구멍이 패어 있는데, 밥과 함께 백지로 싼 봉석(奉石), 곧 길쭉한 돌을 공양하고 기도를 하면 효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곳에 빌어 낳은 아들에게는 '너의 아버지는 돌아버지다'라고 놀린다고 합니다. 충북 제천시 송학면 무도리에 있는 공알바위 속에 돌을 던져 들어가면 아이를 낳는다고 하는것도 성교의 상징입니다. 이런 여러 사례는 모두 아들을 낳기를 바라는 기자신앙의 모습이었지요. 

출처 : 한국강사신문/ 강릉주문진, 아들바위공원

 

 

다섯째는 공덕을 많이 쌓음으로써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데, 이는 불교의 인과응보설에 기인한 것입니다.

 

 

[우리의 옛문화와 소통하기] 중에서


 

기자풍속은 과거의 생활사 속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많이 변화했습니다. 과거에 자손을 번성하게 하고, 농경생활에 필요한 인력을 많이 두기 위한 多福多男의 가치가 그 기준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에는 자녀를 많이 낳기는 생각도 못하지요. 

결혼이라도 하고, 아이를 하나만이라도 낳으라는 요청도 쉽게 말할 수 없으니 말입니다.   

생활사 속에서 공덕을 많이 쌓음으로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기자속은 아무래도 주술적이고 현대에서 보면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그런데 그 당시의 생활에서 간절히 바람을 이루려는 뜻만큼은  이해가 됩니다. 요즈음에도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그런 뜻으로 말이죠. 요즈음에도 아기를 원하는 불임 부부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이를 위한 지원체계도 현재 우리 사회가 해야 할 중요한 일입니다. 기자속이 아니라 출산을 위한 지원체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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