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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생활사

세조의 아재개그와 벌주

바짝이 2024. 5. 1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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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승과 구정승에게 내린 벌주
매일경제/ 일러스트 인용

 

 

 

세조는 계유정난(1453년)의 공신들을 비롯한 대소신료들을 불러 수시로 주연을 베풀었다.

 

서거정(1420~1488)의 <필원잡기>에 등장하는 세조와 신숙주・구치관의 술자리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1463년(세조 9년) 세조는 영의정이던 신숙주(1417~1475)와 새롭게 우의정이 된 구치관(1406~1470), 두 사람을 내전에 마련된 술자리에 불렀다.

 

슬슬 장난기가 발동한 세조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벌주를 내리겠다”면서 운을 떼면서

 

“신정승!”하고 불렀다.

이에 신숙주가 “네”하고 대답하자

세조는 “틀렸다. 나는 새로 임명된 신정승(新政丞・구치관)을 부른 것”이라며 커다란 잔으로 벌주를 내렸다. 

 

이번에는 '구정승!' 이라 했다.

이에 구치관이 “예”라고 답하자

세조는 이번에도 고개를 내저으면서

“틀렸다. 나는 옛 구(舊)자 구정승(신숙주)을 불렀다”면서 역시 구치관에게도 벌주를 내렸다.

 

세조가 다시 ‘구정승’을 부르자 이번에는 신숙주가 “네”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세조는

“틀렸다, 이번에는 내가 구정승(구치관)을 불렀다”면서 다시 신숙주에게 벌주를 하사했다.

 

이어 세조가 ‘신정승’ ‘구정승’을 교대로 불렀지만 이번에는 신숙주와 구치관이 모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세조는

“임금이 불러도 신하가 대답하지 않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고 짐짓 꾸짖으면서

두 사람 모두에게 벌주를 내렸다.

 

 

이렇게 종일 토록 벌주를 마셔 두 정승이 만취하자 세조는 크게 웃었다.

세조가 싱겁기 이를데없는 ‘아재개그’로 정승들을 곯린 것이다.

 


 

술은 참으로 묘한 음식이다.

좋아서도 마시고, 슬퍼서도 마시고, 화가나도 마시고, 서로 반갑다고 마시고, 속을 떠보려고도 마시고, 세조처럼 취하게 마시면서 농도하고 관계성을 가져보려고도 한다. 그러나 항상 과하면 문제가 되는 법. 그래서도 술잔이 넘치는 것을 경계한 계영배도 있지 않은가? 술마시기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농촌여성신문/계영배 사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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