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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나는 쇠고기, 두부의 어제와 오늘

바짝이 2024. 8. 1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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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는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린다. 

그 만큼 식물성 단백질의 대표주자다. 

 

출처 : 리얼푸드/ 두부

 

조선 사람들은 두부를 다른 말로

'황포(黃泡)'라고 부르기도 했다. 

노란 콩에서 생긴 포말이 두부로 변하기 때문이다.

물거품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서 

위대한 발명품인 '두부'가 탄생한다.  

 

콩단백의 대표적 식품으로 두부는

거의 매일 식탁에 오른다.

반찬의 종류와 모양은 달라도

두부를 베이스로 하는 음식은 무척이나 다양하다.

 

두부를 언제부터 먹게 되었을까? 

 

 

 

두부는 기원전 2세기 중국 서한의 회남왕 유안(劉安)이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문헌에서 두부에 대한 기록은 명나라 이후 문헌에서만 등장한다. 실제로 유안은 두부를 먹어보지 못했다. 

중국인들이 북방의 유목민족과 본격적인 교류를 하기 시작한 때는 남북조 시대에서 당나라에 이르는 시기다. 
이 때 북방 유목민족이 말이나 양의 젖으로 '유부(乳腐)'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본 중국인들이, 이미 먹고 있던 두유에 간수나 신맛이 나는 산수(酸水)를 넣으면 두부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면서 비로소 두부가 탄생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두부는 송나라에 들어와서야 겨우 일반인들에게까지 알려졌다. 우리에게 두부 제조 기술이 전해진 것도 고려 중기에 이르러서다. 

 

 

두부를 처음 맛본 고려 후기 학자 이색(1328-1396)은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회갑잔치나 제사 때 특별히 두부를 만들었고, 그러다보니

간혹 두부를 과식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채소국에 입맛을 잃은 지 오래된지라.
두부를 져며보니 기름진 비계같이 새롭구나.
더욱이 다시 보니 치아가 드물어도 좋은 듯하니,
참말로 노신(老身)을 보양하는데 좋겠구나."

 

 

[동의보감]에서 허준(1546-1615)은 두부에는 독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그러면서 그 처방으로

"만약 그런 사람이 술을 마시면 즉사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찬물을 마시면 곧 소화가 된다'고 적었다. 

 

요즈음 두부를 많이 먹어 독에 걸렸다는 사람은 없다. 

이제 집에서 두부를 직접 만들지 않고

공장에서 생산한 두부를 사먹게 되고,

일상에서 자주 먹는 음식이 되었다.

 

한 때는 석회를 섞은 두부를 판매한

두부공장이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두부를 본격적으로 공장에서 만들기 시작한 때는

대략 1900년대에 들어와서인 것 같다. 

이에 대한 기록을 보면, 

 

[매일신보](1911년 5월 19일자)에는
1908년 서울과 용산의 두부 제조업자가 합동으로 기계설비를 갖추고, 두부 제조 공장인 '경룡(京龍)두부회사'를 세웠다고 한다. 

이 회사의 지배인은 일본인인 도이[土居]라고 하면서,
일찍이 두부제조업자는 서울에 11군데, 용산에 10군데가 있는데 이들의 판매망을 장악할 정도로 이 회사의 규모가 크다고 했다.   

이와 같이 조선의 두부는 1900년대에 들어오면서 기계식으로 바뀐 일본식 두부로 변화하게 된다. 
1941년 태평양 전쟁에 돌입하자 일제가 두부 장사마저도 허가제로 하도록 강요하지만, 그래도 공장 두부와 집두부는 나란히 허용되었다.  

살아가는 방식이 근대적으로 바뀌면서 집에서 두부를 직접 만드는 일은 갈수록 줄어들었고, 결국 오늘날에는 모든 두부를 공장에서 공급받아 구매해서 먹고 있다. 

 

 

조선조 말 김준근 작가의 그림을 보면

두부짜는 모양을 볼 수 있다. 

 

그림은 두부짜는 모양이다. 함지박 위에 판때기를 올리고 그 위에 주머니를 올려놓는다. 다시 판때기를 주머니 위에 올리고, 사람이 그 위에 올라앉는다. 함지박 옆에는 자배기를 두어 빠져나오는 물을 받는다.

 

 

위 그림을 보면, 판때기 위에 올라앉은 사람은 두부 짜는 일과 함께

두부만드는 전체 공정의 책임자같다.

콩을 맷돌에 타고, 콩비지를 끓이고 하는 일 대부분을

그녀가 했을것 같다. 

양 옆에 서 있는 사람은? 아마도 딸이든 며느리든...

판때기 안쪽에 칼로 줄을 그어 놓은 것을 보면,

칼로 썰때 줄을 잘 맞추도록 한 배려가 아닐까?

선인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우리의 먹거리는 이렇게 여성의 손에서 여성의 손으로 거듭나면서

점차 공장화의 길로, 대량생산의 길로 전수되었다. 

 

생활사에서 여성의 노고와 역사는 절대적이었다. 

 

 

 

이제 두부는 새로운 변모를 거듭한다. 

네모 반듯한 두부가 아닌 형태의 변화는 

새로운 음식을 탄생시킨다. 

 

두부면은 국수처럼 요리에 응용된다. 

두부파스타, 두부짜장면, 두부김치말이국수....

 

연두부는 샐러드로, 연두부탕으로 탄생한다.

아침에 부드러운 연두부로 식사를 대용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출처 : 만개의 레시피

 

 

알록달록 색스런 두부도 등장했다. 

먹거리는 맛도 좋아야 하지만, 모양도 색도 눈길을 끌어야 좋다.

삶의 여유가 생길수록 사람들은 생활을 풍요롭게 아름답게 누리려하는데,

음식에는 각별한 정성을 기울이게 된다.

매일매일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두부는

시금치, 치자, 오미자, 흑임자까지 잘 섞어 만든 두부다.

 

출처 : 엄지뉴스/오마이뉴

 

 

비건들이 많아지는 세상에서

영양가 많은 두부의  새로운 변신은

새로운 음식문화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보고(寶庫)가 분명하다.

 

두부의 대량생산이 이루어진지 100여년이 넘었다.

우리의 두부는 앞으로 또 어떤 변신을 할까?

 

 

어제의 생활사는 새롭게 새롭게 재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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